꽃과 사람, 제어할 수 없지만 함께 살아간다 - 초월하는 경계, 1년을 담은 1시간 / Flowers and People, Cannot be Controlled but Live Together - Transcending Boundaries, A Whole Year per Hour

teamLab, 2017,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Sound: Hideaki Takahashi

꽃과 사람, 제어할 수 없지만 함께 살아간다 - 초월하는 경계, 1년을 담은 1시간 / Flowers and People, Cannot be Controlled but Live Together - Transcending Boundaries, A Whole Year per Hour

teamLab, 2017,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Sound: Hideaki Takahashi

다른 작품들의 경계를 넘어, 한 시간 동안 1년간 피는 꽃들이 피고 지며, 변화해간다. 꽃들은 태어나 성장하고, 피고, 끝내 지고 난 후, 시들게 된다. 탄생과 죽음을 영원히 반복한다. 꽃들은 사람들이 가만히 서 있으면 평소보다 더 많이 피어나며, 사람들이 꽃들을 만져보고, 주변을 거닐면 일제히 지고 만다. 


작품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그려져나간다. 기록된 영상을 재생하는 것이 아니며, 이전의 상태를 복제하는 것도 아니다. 감상자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으며 계속해서 변모한다. 지금 보고 있는 장면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그리고, 다른 작품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다른 작품에 영향을 받아 꽃이 지기도한다.

지난 봄, 어느 골짜기를 찾았다. 산벚꽃이며, 비탈의 유채꽃을 보자니 사람이 심었는지 스스로 피었는지 궁금해졌다. 온갖 꽃이 난만한, 참으로 근사한 장소였다. 꽃이 많다는 사실은, 그 자연이 인간의 영향을 받은 생태계임을 알려 준다. 어디까지가 자연이고 어디부터가 인위인지 경계도 극히 모호했다. 자연과 인간은 대립된 개념이 아니며, 근사한 자연이란 인간사도 아우르는 생태계라는 걸 느끼게 해 주었다. 근대의 믿음과 달리 인간이 자연을 온전히 파악할 수도, 완벽히 통제할 수도 없었기에, 기나긴 시간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이 근사한 경관을 가꾸어 온 것은 아닐까. 골짜기의 마을은 근대 이전에는 바닷길이 지나는 길목이어서 번성했지만, 근대에 들어 육로 중심으로 바뀌면서 육지의 외딴 섬이 되고 말았다. 그 덕분에 근대 이전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어렴풋이 남아, 제어할 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 자연을 향한 인위적 행위란 어떤 모습인지를 사유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