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ating Flower Garden: 꽃과 나와 하나의 뿌리, 정원은 나와 하나의 몸 / Floating Flower Garden: Flowers and I are of the Same Root, the Garden and I are One

teamLab, 2015, Interactive Kinetic Installation, Endless, Sound: Hideaki Takahashi

Floating Flower Garden: 꽃과 나와 하나의 뿌리, 정원은 나와 하나의 몸 / Floating Flower Garden: Flowers and I are of the Same Root, the Garden and I are One

teamLab, 2015, Interactive Kinetic Installation, Endless, Sound: Hideaki Takahashi

입체적으로 가득 차 있는 꽃들의 덩어리이며 동시에 정원이다.

공간은 꽃들로 가득하지만, 사람이 있는 곳은 꽃이 올라가 공간이 생기며 꽃으로 가득한 공간 속을 자유롭게 거닐 수 있다. 작품 속에서 타인과 만나면 각자의 공간들이 연결되어 하나가 된다. 


선(禅)에서의 정원은 산속의 대자연과 일체화하기 위해 수행하던 선종의 승려들이 단체로 수행하기 위해 탄생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선종의 공부안독 중에 ‘남전일주화(南泉一株花)’라는 것이 있다. 승조(僧肇)의 <조론(肇論)>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인 ‘천지와 나와 하나의 뿌리요, 만물은 나와 한 몸이다’를 어떤 이가, “참으로 훌륭한 말이지 않습니까.” 하고 남전화상에게 물었다. 이에 남전화상은 “요즘 사람들은 이 꽃 한 송이를 마치 꿈을 꾸는 것과 같이 보고 있는듯합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본 작품은 사람들이 꽃들 속에 파묻혀 정원과 하나가 되는 곳이다. 사람이 꽃을 계속하여 바라보면, 꽃 또한 사람을 보기 시작한다. 그 순간, 사람은 꽃과 하나가 되고 비로소 처음으로 꽃을 바라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본 작품의 꽃들은 난초과이다. 많은 난초과 식물은 흙이 없는 곳에서 살며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한다. 본 작품의 꽃들은 공중에서 살아가며 하루하루 성장해 꽃망울을 맺고 피어난다. 공중에 자라나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다양한 식물의 종류 중에서도 꽃이 피는 식물은 가장 마지막에 나타났다. 그럼에도 육상 식물 25만 종 가운데 꽃이 피는 식물이 22만 종 이상을 차지한다. 진화는 다양성을 선택하며 꽃들은 다양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태어났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다양성을 가장 향유한 것이 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땅 위에 사는 모든 식물의 종류 중 약 10%는 난초과 식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난의 대부분은 다른 식물로 가득한 토양이 아닌, 다른 식물이 없는 바위나 나무의 위와 같이 흙이 없는 곳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적화하였다. 흙이 없는 곳, 즉 지금까지의 식물에게는 터무니없이 열악한 환경 때문에 경쟁이 없는 세계에 최적화된 난초는 진화 단계의 맨 마지막에 출현한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도 계속 다양화되고 있다. 진화란 무엇을 선택했는지 생각하게 한다.


또, 난은 화분 매개 곤충과의 공진화(共進化)의 예로 알려져 있으며, 매개 곤충이 활동하는 시간에 맞춰 향기가 강해진다. 이로 인해 작품 공간의 향기도 아침, 낮, 저녁, 밤 시간대에 따라 변화한다. 본 작품의 난은 야행성 곤충을 매개 곤충으로 하는 난이 많아, 밤에 공간을 가득 채우는 난의 향기가 압도적이다.